통풍 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요산 배출을 막는 음식

지난 포스트에서는 통풍에 안 좋은 음식 중에서 요산 생성을 늘리는 식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이번 포스트는 요산 배출을 막는 식품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지난 포스트를 보지 않았다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으니 먼저 지난 포스트를 확인하고 이 글을 읽으면 좋다.

요산 배출을 막는 음식

고지방 식품

Acute dietary fat intake initiates alterations in energy metabolism and insulin resistance

2017년 독일 당뇨병 센터의 미하일 로덴 박사 연구팀은 단 한번의 고지방 식사가 인슐린 저항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상 체중의 건강한 청년 14명에게 포화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야자유 드링크를 마시게 한 결과 간의 포도당 신생합성(Gluconeogenesis)이 70%나 증가했고 이로 인해 혈당이 장시간 상승하며 인슐린 저항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당 신생합성(Gluconeogenesis)이란 간이 탄수화물이 아닌 물질을 이용해 포도당을 합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인슐린 저항은 신장의 요산 배설 능력을 떨어뜨려 혈중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다.

또한 고지방 식단은 단쇄지방산을 생성하는 유익한 박테리아의 양을 감소시킨다. 고지방 식이를 하면 그람 음성 세균이 장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한다. 그람 음성 세균의 세포벽은 독성이 있는 지질다당체(LPS)로 구성되어 있어 장벽을 약화시키고 혈액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킨다. 결과적으로 대사 이상,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요산 수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저탄고지 다이어트, 케톤 다이어트(키토제닉 다이어트, ketogenic diet)는 요산 수치를 증가시킬까?

The effect of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and ketogenic diets intervention on serum uric acid concentrat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2023년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공개된 이란 Zanjan 의대의 연구에 따르면, 케톤 다이어트는 요산 수치를 일시적으로 올리지만 장기적으로는 요산 수치를 감소시키거나 유지시킨다. 이는 케톤 다이어트의 효과인 중성지방 감소, 인슐린 저항성 감소, 케톤체 생성의 결과로 보인다. 케톤체는 산성이기 때문에 요산의 용해도를 떨어뜨려 요산 침착을 일으키지만 중성지방 감소와 인슐린 저항성 감소의 영향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설탕

Assessing the Causal Relationships Between Insulin Resistance and Hyperuricemia and Gout Using Bidirectional Mendelian Randomization

설탕은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고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혈중 인슐린 수치를 높인다. 2021년 하버드 의과대학의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의 360,453명 데이터를 분석하여 인슐린 수준과 통풍 위험은 양방향으로 일치함을 확인했다. 인슐린 수치가 높으면 요산이 증가하여 통풍 위험이 증가했고, 인슐린 저항성을 줄여 인슐린 수치를 낮추면 요산이 감소하여 통풍 위험이 감소했다. 그 반대로 요산 수치를 낮추는 것은 인슐린 저항성과 그에 따른 심장대사 질환 위험을 감소시키지 못했다. 즉 요산 수치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인슐린 저항성일 수 있다.

또한 설탕은 비만을 유도하고, 체내에 쌓인 지방세포는 그 자체로 요산을 생성한다.

논문 캡쳐
Uric Acid Secretion from Adipose Tissue and Its Increase in Obesity

2013년 일본의 연구팀이 지방조직의 대사에 관해 연구한 내용을 따르면, 지방조직은 XOR(잔틴 산화화원 효소)를 통해 요산을 생성하고 분비할 수 있다. 비만 쥐는 전체 지방 조직에서 정상 체중 쥐에 비해 더 높은 XOR의 활성을 보였고 더 많은 요산을 생성했다.

알코올

알콜 대사 과정

알코올은 간에서 아세트알데히드, 아세트산, 아세틸CoA로 대사되면서 대사산물로 AMP를 많이 만들어낸다. 그리고 AMP는 잔틴을 거쳐 요산이 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NAD+(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가 우선적으로 사용되는데 이때 NAD+이 부족해지면 피부르산이 젖산으로 환원되어 NAD+를 보충한다. 증가한 젖산은 신장에서 배출될 때 요산과 경쟁하여 요산 배출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혈액을 산성화시켜 요산이 침착되게 한다.

Alcohol quantity and type on risk of recurrent gout attacks: An internet-based case-crossover study

2014년 미국 보스턴 대학의 연구팀은 한번 이상 통풍 발작을 경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알코올의 종류와 관계없이 적당한 양이더라도 간헐적인 알코올 섭취는 통풍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추가적으로, 알코올의 이뇨 작용도 수분을 감소시킴으로써 요산 배설을 방해한다.

다만 와인은 통풍의 재발 위험은 증가시켰지만 처음 통풍 발생에 대해서는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보통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건강한 식단과 생활 방식을 갖는 경우가 많아서 생기는 결과로 보인다.

요산 수치를 줄이는 현명한 방법

지금까지 요산 생성을 늘리거나 요산 배출을 방해하는 식품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러한 식품 중을 먹더라도 오히려 요산 수치가 조절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고지방 식단을 먹더라도 탄수화물을 줄여 체중이 감소한다면 요산 수치가 조절되었고, 와인을 통해 알코올을 섭취하더라도 건강한 생활 방식을 갖는다면 통풍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이처럼 건강한 요산 수치를 높이는 식품들이 더러 존재하지만 식단 조절만으로 요산 수치를 관리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 식단을 선택적으로 구성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존재한다.

적절한 식단과 함께 운동, 체중 조절,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를 포함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추는 것이 더 쉽고 효과적인 요산 수치 관리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