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가 뇌 염증을 일으킨다? 글루텐과 장누수증후군

  • 밀가루에 들어있는 글루텐이 생쥐에게서 뇌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 저지방 또는 고지방 식단에 첨가된 글루텐이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 영역에서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 글루텐은 셀리악병 환자들이 겪는 염증성 면역 반응과 유사한 반응을 일으킨다.

글루텐과 뇌 면역세포에 관한 연구

dietary wheat gluten induces astro- and microgliosis in the hypothalamus of male mice

2023년 7월 17일, 뉴질랜드의 오타고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밀 글루텐은 뇌의 중추에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해당 연구는 학술지 Journal of Neuroendocrinology에 실렸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연구팀은 수컷 쥐에게 저지방 식단 또는 고지방 식단을 먹였고, 글루텐을 첨가했다.

주 저자인 알렉산더 텁스 부교수는 두 식단에 글루텐을 추가했더니 뇌의 시상하부에서 미세아교세포와 성상세포의 수가 현저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글루텐은 뇌 면역세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성상아교세포와 미세아교세포 이미지

성상세포와 미세아교세포는 두 가지 유형의 뇌 면역세포다. 이들은 염증이 있는 혈액에서 발견되는 대식세포와 유사하다.

뇌의 시상하부 영역은 체중과 혈당을 조절하는 대사 기능 조절을 담당하는데, 오타고 대학 연구팀은 글루텐이 유도한 시상하부의 염증이 뇌 손상, 체중 증가 및 혈당 조절 장애를 유발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상태는 기억 기능의 손상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

쥐는 인간과 매우 유사한 순환계, 생식계, 소화계, 호르몬계, 신경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쥐에서 발견한 동일한 염증이 인간에게도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뇌 염증과 관련된 글루텐

연구팀은 쥐에게 10% 지방이 포함된 저지방 식단 또는 60% 지방이 포함된 고지방 식단을 먹였다. 식단에는 4.5%의 밀 글루텐이 포함되거나 포함되지 않았다.

14주 반의 실험 기간 중에 쥐는 다음의 4가지 식단 중 하나를 먹었다.

  • 저지방 식단
  • 저지방 식단(글루텐 포함)
  • 고지방 식단
  • 고지방 식단(글루텐 포함)

글루텐이 포함된 식단에는 4.5%의 글루텐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인간의 일일 평균 글루텐 소비량과 같다.

글루텐은 저지방 식단에 첨가되었을 때 수컷 쥐의 체질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글루텐이 풍부한 고지방식단을 섭취한 쥐는 글루텐이 없는 고지방 식단을 섭취한 쥐에 비해 체질량과 지방이 증가했다.

저지방 식단에 첨가된 글루텐은 염증의 지표인 C반응 단백질 수치를 증가시켰다.

*C반응 단백질(C-Reactive Protein, CRP): 체내 급성 염증이나 조직 손상이 일어났을 때,간에서 생성되어 혈액 속에 증가하는 급성 반응물질

그리고 저지방 식단이든 고지방 식단이든 글루텐이 첨가되었을 때 시상하부에서 성상세포와 미세아교세포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로써 연구팀은 글루텐 섭취가 시상하부 염증 지표를 증가시킨다는 가설을 확인했다.

과학자들은 이 연구가 글루텐에 의해 유발된 성상세포증, 미세아교세포증이 설치류에서 시상하부 손상을 발달시키는 것을 처음으로 보고했다고 인정했다.

글루텐은 어떻게 염증을 유발하는가?

leaky gut progression by gluten

글루텐(Gluten)은 글루테닌(Glutenin)과 글리아딘(Gliadin) 조각으로 분해되고 글리아딘은 조눌린(Zounulin) 생산을 촉진한다. 조눌린은 PGR2(Protease-activated receptor 2)와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를 활성화하여 장점막세포끼리의 밀착 연접(tight junction)을 끊어버린다. 이 틈새로 장점막을 통과하지 말아야 할 세균이나 각종 유해한 물질들이 혈액 속으로 침투하게 되고 염증 및 각종 문제를 일으킨다. 이를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drome)이라고도 한다.

밀가루를 먹으면 안 되는 걸까?

이 연구는 수컷 쥐를 대상으로 했으며, 암컷 쥐나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지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글루텐을 항염증 효과가 있는 불포화 지방이 포함된 고지방 식단과 함께 섭취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으므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의 텁스 박사는 밀가루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글루텐이 모든 사람에게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글루텐에 덜 민감한 사람들이 완전히 글루텐을 끊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클 가능성이 있다. 사람들은 자연 식품 대신 고도로 가공된 글루텐 없는 식품을 먹기도 하는데, 이런 제품들은 식이섬유가 적고 설탕이 많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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