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녹내장, 카페인과의 관계

이 포스트에서는 커피의 부작용 7가지 중 녹내장, 카페인 중독 위험에 대해 설명하고, 커피가 정말 끊어야만 하는 음식인지 결론을 내려 정리하겠다.

  1. 만성적인 수면 부족
  2. 골다공증
  3. 뇌혈류량 감소
  4. 고지혈증
  5. 소화 장애
  6. 녹내장
  7. 카페인 중독

지난 포스트를 읽지 않았다면 먼저 읽고 이 포스트를 읽기를 추천한다.

녹내장

녹내장은 주로 안압 상승에 의해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야결손이 생기는 질환이다. 물구나무 서기, 근력 운동, 피로나 스트레스 등이 일시적으로 안압 상승을 일으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들이 녹내장의 발병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는 없다. 녹내장의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Caffeine consumption and the risk of primary open-angle glaucoma: a prospective cohort study

커피도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안압을 높이므로 녹내장 위험을 높인다는 말이 있다. 2008년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커피를 하루 5잔 이상 마신 경우 녹내장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한다. 그러나 하루 5잔 아래로 커피를 마신 경우에 녹내장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는 현재까지도 없는 상태다.

Intraocular Pressure, Glaucoma, and Dietary Caffeine Consumption A Gene-Diet Interaction Study from the UK Biobank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2021년 안과학 저널 Ophthalmology에 실린 연구에서 유전적 소인이 있으면서 커피를 하루 3잔 정도 섭취한 사람은 유전적 소인이 없고 커피를 안 마시는 사람보다 녹내장이 발생할 확률이 무려 3.9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커피 3잔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하는 커피 섭취 기준인 하루 4잔보다도 적은 양이니 확실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녹내장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 일상적으로 커피를 적당량 마시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커피 섭취를 특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Frequency of a diagnosis of glaucoma in individuals who consume coffee, tea and/or soft drinks

반대로 커피가 녹내장 위험을 74%나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는데, 뜨거운 커피여야 한다는 것이다. 2018년 미국 UCLA 연구팀은 국책연구자료를 통해 17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커피뿐만 아니라 차를 마셔도 결과는 비슷했으나, 카페인이 없거나 뜨겁지 않은 커피 또는 차를 마신 경우에는 녹내장 위험 감소와 연관성이 없었다고 한다. 교감신경이 자극될 때 또는 추울 때 혈관이 수축하여 안압이 높아지고, 반대로 따뜻할 때 안압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매일 따뜻한 커피를 섭취하여 주기적으로 안압을 감소시키는 것이 녹내장 위험 감소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추측된다.

카페인 중독

커피를 끊어야 하는 부작용 마지막은 카페인 중독이다. 카페인 섭취로 인한 중독(intoxication), 즉 일시적인 불면증, 심계 항진(가슴 두근거림), 신경 과민, 불안 등의 증상은 지속되는 것이 아니므로 카페인을 너무 과하게 섭취하지 않는 이상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니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 자체가 급성 부정맥을 일으켜 복용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사례가 여럿 존재하기는 하나, 에너지드링크를 통한 카페인 섭취에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커피를 통한 카페인 중독은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니지만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는 등 신경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카페인 중독(intoxication)보다 카페인 금단 증상(addiction)이 문제가 된다. 커피를 마시다가 마시지 않게 되면 피로, 집중력 저하, 활력 저하, 두통 등의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각성 작용을 하는 몸의 역할을 카페인이 장기간 대체해 버리면, 교감신경의 과다한 항진을 막기 위해 신경계가 제 역할을 다하지 않게 된다. 카페인 없이는 일상적으로 필요한 각성도 잘 일어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마치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보디빌더의 몸에서 더이상 남성 호르몬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과 같다.

2013년 미국정신의학회(APA)는 카페인 금단 현상을 정신질환으로 분류했다. 과도한 의료화라고 생각하지만, 카페인 없이는 아침에 활력이 생기지 않고 무기력해지는 것은 어떤 질환은 아닐지라도 안타까운 일이다. 기운 차야 할 아침 시간에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휴대폰만 보며 하루를 무력하게 보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카페인이 원인이라는 것을 몰라서 그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커피가 좋다는 말인가, 나쁘다는 말인가?

쓰다보니 길어져서 드디어 세번째 포스트에서 결론을 정리하게 되었다.

지난 포스트에서도 확인했듯이 커피의 효능은 추정적인 것이 아니고 통계로 증명된 것이 많다. 특히 뇌졸중과 심혈관 질환, 치매 예방 효과를 생각하면 그 효과가 엄청 크지는 않더라도 일단 섭취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영양제까지는 아니더라도 건강기능식품보다는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된 식품이니 말이다.

단, 커피가 어떤 질환을 예방한다고 말하는 거의 모든 연구결과는 커피를 하루 1~3잔까지 마셨을 때만 효과가 좋았다고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커피의 부작용 7가지에 대한 연구결과를 살펴볼 때도 커피 하루 1~2잔을 마신 그룹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즉 커피의 효능과 부작용에 대해 소개하며 살펴본 모든 연구를 종합하면, 커피를 하루 1~2잔 마시는 것은 건강에 좋다.

추가적으로 커피를 어떻게 먹어야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지 알게 된 점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하루 1~2잔만 먹는다.
  • 기상 후 1시간에서 1시간 반이 지난 후, 오전에 먹는다.
  • 약간의 식사를 곁들여 먹는다.
  • 안압이 높다면 차갑게 먹기보다 따뜻하게 먹는다.
  • 핸드 드립 방식으로 추출하여 종이필터에 지방 성분을 걸러 먹는다.
  • 위 조건을 지키면서 커피를 먹는다면 커피는 건강에 좋은 음료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 ‘커피를 끊어야 하는 이유, 커피의 부작용 7가지’ 편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