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화, 비만, 졸음을 예방하는 커피의 강력한 효능

커피의 효능 7가지

  1. 항염과 항암
  2. 심혈관 질환 예방
  3. 우울증 예방
  4. 치매 예방
  5. 노화 억제
  6. 체중 감소
  7. 졸음 방지

지난 포스트에서는 커피의 효능 7가지 중 3가지를 설명했다. 자세한 내용은 지난 포스트를 참조하자.

이어서 이번 포스트에서는 커피의 효능 4가지를 설명하고, 유의할 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치매 예방

치매는 뇌 인지 기능 저하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가 되는 질환으로,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할 수 있다.

Phenylindanes in Brewed Coffee Inhibit Amyloid-Beta and Tau Aggregation(2018)

2018년 크렘빌 뇌 연구소(Krembil Brain Institute)는 커피가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의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발표했다. 커피를 로스팅할 때 페닐린다인(phenylindanes)이 생성되는데 이것은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응집되는 것을 억제한다. 로스팅을 강하게 할수록 페닐린다인이 많이 생성되기 때문에 그 효과가 커진다. 카페인이 제거된 다크 로스트 커피도 이들 단백질 응집 억제 효과가 컸다.

커피 성분 중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6가지(카페인, 클로로겐산, 퀸산, 카페익산, 퀘르세틴, 페닐인단)을 선택해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엉킴 억제력을 비교했을 때, 아밀로이드베타 엉킴 억제력은 카페인과 퀸산을 제외한 네 화합물이 99% 수준의 효과를 가지고 있었고 타우 엉킴 억제력은 퀘르세틴이 24%, 페닐린다인이 95% 수준의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2021년 대한신경과학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커피를 하루 1~4잔, 5잔 이상 마시는 사람의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각각 45%, 59% 낮았다.

노화 억제

항산화란 산화를 막는 것이다. 금속이 산화되면 녹이 슬고 음식이 산화되면 썩듯, 세포도 산화되면 손상되고 노화되므로 산화를 막아주는 항산화 과정이 필요하다. 커피의 폴리페놀은 항산화 효과를 가지므로 자연스레 세포의 노화를 억제한다.

2019년 오스트리아 빈 대학 도리스 마르코 교수는 한국식품과학회의 국제 학술대회에서 다크 로스트 커피가 DNA 손상을 막아주고 Nrf2 인자의 항산화 경로를 활성화한다고 설명했다. 매일 커피를 마신 86명의 건강한 지원자를 8주 후 관찰했을 때 혈중 산화된 LDL(저밀도 콜레스테롤) 농도가 감소했고, 혈액에서는 항산화 비타민인 토코페롤(비타민E)의 함량이 3.5% 증가했다고 한다.

Coffee-Derived Phenolic Compounds Activate Nrf2 Antioxidant Pathway in I/R Injury In Vitro Model: A Nutritional Approach Preventing Age Related-Damages(2022)

2022년 밀라노 비코까(Milano Bicocca) 의과대학의 엘레나 로나티(Elena Lonati) 연구팀도 커피 속 페놀 화합물이 Nrf2 인자가 관여하는 항산화 경로를 활성화시키고 연령 관련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Coffee consumption in aged mice increases energy production and decreases hepatic mTOR levels(2017)

2017년 일본의 메트로폴리탄 노인학 연구소의 연구는 커피를 먹인 생쥐의 간에서 노화를 촉진하는 인산화효소인 mTOR 수치가 크게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커피가 세포를 보호하고 노화를 억제한다는 것을 많은 연구가 뒷받침하고 있다.

체중 감소

커피의 카페인은 신진대사를 촉진하여 빠르게 칼로리를 소모하게 만든다. 카페인은 코티솔과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하기도 하는데, 이 호르몬들은 지방 세포로 흡수되어 지방 분해를 촉진한다. 또한 커피는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 GLP-1, PYY, CCK 수치를 증가시킨다.

The effect of coffee consumption on insulin sensitivity and other biological risk factors for type 2 diabetes: a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trial(2020)

2020년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린 연구는 제2형 당뇨병과 커피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과체중 126명을 대상으로 24주 동안 관찰했다. 커피가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것은 여러 차례 확인된 사실이지만 24주 간의 관찰에서 커피가 당뇨병과 연관이 있는 인슐린 감수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매일 커피 4잔을 마신 그룹에서 체지방 3.7%가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C-reactive protein partially mediates the inverse association between coffee consumption and risk of type 2 diabetes: The UK Biobank and the Rotterdam study cohorts(2023)

2023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연구 참여자가 커피를 한 잔 더 마실 때마다 평균 14년 후 제2형 당뇨병 위험이 4~6% 감소했고, 인슐린 저항성을 나타내는 지표(HOMA-IR)와 체내 염증 지표(CRP)도 낮아졌다고 한다.

비만은 당뇨병뿐만 아니라 만성 염증을 일으키며 온갖 질환을 야기하므로, 이같은 커피의 체지방 감소 효과는 건강에 꽤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 체지방과 체중은 다른 개념이므로 커피가 전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다. 커피만으로 다이어트를 한다면 겉으로 보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졸음 방지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의 각성 효과는 몇 시간 뒤의 수면까지 방해할 정도로 강력하다. 그래서 얼핏 생각하면 수면을 방해하는 효과는 건강과 무관해 보인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졸음을 방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운전할 때가 그렇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0~2021년 2년간 고속도로에서 졸음과 주시태만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이 총 251명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률은 4.51%로 음주운전 사망률 2.58%보다 1.75배나 높다.

사실 위에서 설명한 커피의 효능 6가지는 수명에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 커피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도 많다.

하지만 운전하면서 졸릴 것이 예상될 때 커피 한잔을 들고 운전대를 잡는 것은 지금 당장 죽을지도 모르는 큰 위험을 예방해 준다. 졸린 운전자에게는 비교 불가할 정도로 수명 연장 효과가 확실하다.

사실 졸음을 쫓는 것보다 일찍 잠을 자고 졸음이 오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 좋지만 예기치 못하게 밤늦게 처리해야 할 급한 일들은 늘 발생하기 마련이라 매일 일찍 잠을 자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이러한 커피의 졸음 방지 효과는 매우 실용적이다.

유의할 점

여기서 설명한 커피의 효능은 모두 적절한 수준으로 커피를 섭취했을 때를 이야기한다.

커피를 너무 고용량으로 섭취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거꾸로 심혈관 질환이나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고용량의 카페인은 알게 모르게 반드시 수면 장애를 일으키기 마련인데 수면 장애는 신체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지금까지 살펴본 연구들은 하루 한잔에서 하루 4잔까지의 커피가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가장 좋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종합해보면, 하루 한두잔의 커피가 가장 효과도 좋고 부작용도 최소화하는 용량으로 보인다.

커피를 더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하자.

이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커피에 대한 최근 연구를 많이 살펴보았다. ‘항산화 물질이 있으므로 이러이러한 효능이 있을 것이다’와 같은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증명된 많은 연구 결과를 보며 예상외의 효능이 놀라웠다.

집에 묵혀 두고 있던 커피 믹스 한 봉지를 꺼내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이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