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은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감미료지만 급격한 혈당 상승을 일으킬 수 있어 대체감미료를 사용하곤 합니다. 설탕의 대체 감미료 올리고당, 물엿, 스테비아, 알룰로스가 설탕을 과연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감미료인지 설탕과의 차이점, 부작용 등을 비교하며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올리고당, 물엿, 스테비아, 알룰로스란?
설탕
우선 설탕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설탕의 제조 방법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분쇄, 압축, 여과, 농축하는 과정을 거쳐 만듭니다. 기원전부터 재배된 사탕수수 제조, 설탕 산업의 발달로 세계인들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설탕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설탕의 분자 구조
설탕은 포도당 1 분자와 과당 1 분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이당류입니다. 여기서 포도당(glucose)와 과당(fructose)은 단당류로서 분자식은 C6H12O6로 동일하지만 다른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올리고당
올리고당은 다당류 중에서 당이 적은 편에 속하는 당입니다. 올리고(oligo-)는 ‘적다’는 뜻이며 3~10개 사이의 당 단위체가 올리고당을 구성합니다. 포도당, 과당 등 어떤 당 단위체로 구성되느냐,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이소말토올리고당, 프락토올리고당, 갈락토올리고당, 자일로올리고당, 말토올리고당 등으로 분류됩니다.
올리고당은 어쨌든 다당류이기 때문에 이당류인 설탕보다는 혈당 수치를 덜 상승시킵니다. 기능성 올리고당은 소화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아 대장까지 도달해 유산균의 먹이로도 사용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약간의 단맛과 점성, 윤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엿과 비슷한 효과를 내어 요리할 때 많이 쓰입니다.
물엿
물엿은 말 그대로 액체 엿입니다. 밥을 쪄서 불린 후 엿기름을 첨가해 굳히면 엿이 되는데 굳기 전 상태가 바로 물엿입니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물엿은 정제된 상태여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물엿과 달리 투명하고 냄새가 없습니다.
물엿은 다당류인 녹말을 적당히 분해해서 만든 것이므로 단당류인 포도당, 이당류인 말토스, 당 단위체가 그보다 많이 붙어있는 올리고당, 녹말 분해로 생성되는 다당류인 덱스트린으로 구성됩니다.
물엿과 올리고당의 차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올리고당도 사실 단당류들을 적당히 합성해서 만든 것이라서 포도당, 과당, 설탕이 꽤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물엿과 올리고당은 그 제조 과정, 구성 성분 비율이 제품별로 다를 뿐 구성 성분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물엿은 올리고당에 비해 단당류나 이당류가 더 많은 편이라 더 달고, 수분 함량도 더 많은 것이 일반적인 차이점입니다.
스테비아
스테비아는 식물의 이름으로, 사실 감미료로 사용되는 스테비아는 ‘스테비오사이드(stevioside)’가 정확한 명칭입니다. 스테비오사이드는 스테비아 잎에 함유된 배당체(글리코사이드)를 처리해서 만드는 천연감미료로, 설탕의 약 200~300배에 달하는 단맛을 냅니다.
몸에 흡수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칼로리도 없고 혈당을 상승시키지도 않아 각광받고 있는 대체 감미료입니다.
알룰로스
알룰로스(allulose)는 무화과, 건포도, 키위 등 일부 식물에 매우 소량 포함되어 있는 단당류입니다. 식물에서 추출하기에는 그 양이 너무 적어서 활용할 수 없었지만 비교적 최근 알룰로스를 대량 생산하는 공법이 개발되어 각국에서 상용화된 상태입니다.
설탕의 70% 수준으로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10% 수준으로 훨씬 적고 혈당을 거의 높이지 않으며 설탕과 맛도 비슷하여 설탕의 대체 감미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설탕 및 대체감미료들의 단점 또는 부작용
설탕
설탕은 쉽게 단당류로 분해되어 혈당 수치를 급격하게 올리고 결과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나 염증 증가, 비만, 당뇨, 지방간 등의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러한 부작용들 때문에 수많은 설탕 대체 감미료들이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올리고당
올리고당은 설탕보다는 칼로리가 낮고 덜 달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많이 섭취하게 된다면 설탕을 섭취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올리고당에는 설탕도 상당량 들어있습니다. 시중 올리고당 제품의 구체적인 성분은 완전히 공개해야 할 의무가 없는 것인지 소비자가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 수분을 제외한 올리고당의 함량만 공개하고 있으며, 대략적으로 살펴본 결과 시중 올리고당 제품의 올리고당 함량은 20~40% 수준이고 나머지는 물, 설탕, 단당류, 인공 감미료로 채워져 있습니다.
기능성 올리고당이 소화되지 않고 대장까지 도달해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흰쌀밥 등의 흔한 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해도 소화되다 남은 올리고당이 대장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중 올리고당 제품처럼 한 가지 공법으로 제조된 한 가지 종류의 올리고당을 많이 섭취하는 것보다는 여러 종류의 올리고당을 섭취하는 것이 장내 미생물 균형에 더 유리합니다.
단맛을 보충하느라 과하게 섭취한 기능성 올리고당이 소화되지 못하고 대장에서 발효되어 복부에 가스가 차는 불편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물엿
물엿도 올리고당처럼 약간의 다당류와 단당류,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체로 올리고당보다 많은 양의 단당류, 이당류가 들어있습니다. 설탕이 분해되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는 것과 달리 물엿에 포함된 이당류인 엿당은 포도당 2개로 분해됩니다. 과당은 혈당 수치를 직접적으로 높이지는 않기 때문에 포도당 2개로 분해되는 엿당은 설탕보다 혈당을 급격하게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스테비아
스테비아에서 만들어지는 스테비오사이드는 스테비올에 단당류가 결합된 형태를 가진 스테비올 배당체(steviol glycosides)의 일종입니다. 스테비오사이드는 사람의 신체에서 대사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장내 미생물에 의해서 대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스테비오사이드의 골격인 스테비올이 대사 산물로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유전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6년 WHO(세계보건기구)는 스테비올과 그 산화 유도체는 생체 외에서 유전독성을 나타내지만 생체 내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후에 이루어진 연구도 스테비올 및 스테비올 배당체의 유해성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스테비아가 이뇨 작용, 혈관 확장 작용을 해서 신장에 무리를 주거나 저혈압을 일으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이것 역시 특별히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혀졌습니다.
다만 스테비올 배당체가 스테로이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내분비계 교란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2016년의 연구 결과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테비아는 비교적 최근에 상용화되어 아직 안전성이 검증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추가적으로, 스테비아는 단맛이 너무 강해서 한 꼬집만 적게 사용하거나 많게 사용하면 맛의 차이가 너무 커집니다. 그래서 시중 스테비아 제품에는 다른 감미료가 섞여 있습니다. 스테비아의 부작용을 확인하고자 한다면 이 감미료들이 어떤 것인지도 하나하나 확인해야 할 텐데 그것은 너무 번거로우니 차라리 설탕을 적당량 쓰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알룰로스
알룰로스는 소화 효소에 작용하여 다당류가 단당류로 소화되는 과정을 약하게 억제합니다. 포도당 흡수도 방해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혈당을 낮추는 작용을 합니다.
그런데 알룰로스 때문에 소화되지 못한 다당류들이 장내미생물에 의해 발효되거나 부패하여 복부에 가스가 차거나 메스꺼움, 복통, 설사, 두통 등의 소화 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 알룰로스는 특별히 알려진 부작용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설탕 및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감미료들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어떤 부작용이 있을까 걱정되어 하나씩 살펴보았지만 대체적으로는 안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모두 맛과 건강의 균형을 맞추는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