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키우는 부모님들이라면 아기의 유치가 자라는 시점에 누구나 어떤 치약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을 하실 겁니다. 불소가 몸에 안 좋다는데 양치하고 헹군 물을 그대로 삼켜버리는 아이를 보면 고불소 치약을 진짜 써도 되는지 걱정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불소 치약의 효과와 아기와 어린이에게 미치는 부작용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불소란?
불소(弗素, Fluorine, 플루오린)는 반응성이 매우 큰 원소로, 대부분의 원소와 반응합니다. 심지어 다른 원소와 반응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알려진 금이나 아르곤과도 반응하여 결합할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불소가 한번 결합을 하면 분해하기도 어렵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불소의 특성을 이용한 유용한 물질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코팅 프라이팬
- 방수 섬유
- 각종 의약품
- 불소 치약
코팅 프라이팬에서 불소는 테플론의 형태로 프라이팬 표면 위에 강하게 결합하여 음식이 눌러붙지 못하게 합니다. 섬유 위에 코팅된 테플론은 고어텍스와 같은 방수 섬유를 만듭니다. 수소 결합을 방해하여 물이 옷 위에서 굴러 떨어지게 하는 원리입니다. 각종 의약품에도 불소가 널리 쓰입니다. 약물이 체내의 효소에 의하여 분해되는 것을 차단하거나 느리게 하여 약효를 오래 지속시켜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불소가 활용되는 대표적인 사례인 불소 치약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불소의 충치 예방 효과
불소는 반응성이 강하여 다른 원소와 강하게 결합한다고 했습니다. 불소의 충치 예방 효과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소의 특성이 어떻게 충치를 예방하는 것인지 그 원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소가 충치를 예방하는 원리
불소가 충치를 예방하는 원리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 치아 표면(법랑질)을 구성하는 칼슘 원소에 불소가 결합한다.
- 치아 표면의 불소에 치아 근처에 있던 칼슘(Ca)과 인(P)이 결합한다.
- 부식에 강한 불소 화합물이 치아 표면에 형성된다.
치아 표면의 법랑질은 수산화인회석(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 Hydroxyapatite)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충치균이 만들어내는 산성 물질에 부식되어 손상됩니다. 이것을 탈회(demineralization)라고 합니다. 하지만 음식을 통해 칼슘을 섭취하면 칼슘 원소가 치아와 결합하고 수산화인회석을 형성하여 법랑질이 회복되기도 합니다. 이것을 재광화(remineralization)라고 합니다.
불소는 강한 반응성으로 마치 접착제처럼 작용하여 이 재광화 과정을 촉진시키는 것입니다. 이때 수산화인회석 대신 불화인회석(플루오라파타이트, Fluorapatite)을 형성하여 산성 물질에 더 강한 치아 법랑질을 만듭니다.
또한 불소는 그 자체로 항균 작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치균을 직접적으로 제거하기도 합니다.
고불소, 저불소, 무불소 치약의 효과
그렇다면 적절한 치약에 들어가는 불소의 농도는 어느 정도가 적절할까요?
2010년 코크란 데이터베이스에 게시된 리뷰논문은 불소 치약의 농도에 따른 충치 예방 효과를 조사했습니다.
리뷰논문은 16세 이하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다른 농도의 불소 치약과 위약을 1년 이상 추적하는 무작위 대조 시험을 진행한 75개의 연구를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440~550ppm 이하의 불소 치약은 위약과 비교할 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없었고, 1000ppm 이상의 불소 치약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충치 예방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불소 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충치 예방 효과가 좋아서 2800ppm 불소 치약에서 가장 효과가 좋았습니다.
이것을 참고하면 충치 예방을 위해서는 무불소 치약이나 저불소 치약 대신 최소 1000ppm 불소 치약을 사용해야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선택적으로 그 이상의 불소 농도를 가진 고불소 치약을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아기의 불소 치약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수십 건의 연구가 공통적으로 최소 1000ppm 이상의 불소 치약이 충치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거의 모든 기관이나 학회에서 1000ppm 이상의 불소 치약을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이것은 이제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영유아 아기나 어린이의 경우에는 어떻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을까요?
2022년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2 구강검진 검진치과의사 상담 매뉴얼’에는 반드시 첫 유치부터 1000~1500ppm의 불소 치약으로 하루 2번 이를 닦으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36개월 이전에는 쌀알 크기만큼, 36개월부터 6세까지는 완두콩 크기만큼만 치약을 짜서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대한소아치과학회, 미국 소아청소년치과학회도 이와 같이 권고하고 있습니다.
불소의 부작용
1000ppm 이상의 불소 치약이 충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불소의 부작용이 생각보다 무시할 수 없는 정도라는 것입니다. 불소는 원소 중에서 가장 반응성이 강한 물질이며 섭취한 불소의 약 75~90%가 신체에 쉽게 흡수됩니다. 때문에 그 자체로 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인체 내로 들어간다면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문제가 없을 수가 없습니다.
치과의사들은 불소를 50mg 이상 섭취하면 급성 불소 중독이 생길 수 있으나 그것은 고불소 치약 반통을 다 짜먹을 경우에나 해당하는 양이라며 대중들을 안심시키고는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치약 반 통을 다 짜먹는 비상식적인 사고가 아닙니다. 무엇이든지 상식을 벗어난 양을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면 심각한 문제가 생깁니다. 심지어 물도 그러합니다.
불소의 진짜 부작용에 비하면 급성 불소 중독 따위는 무시해도 될 정도입니다.
다음 목록은 불소의 부작용을 심각한 정도에 따라 나열한 것입니다.
- 송과체 석회화
- 인지 기능 저하
- 동맥 경화
- 골절
- 갑상선, 신장, 간 기능 저하
- 치아 불소증
- 급성 불소 중독
송과체 석회화
불소의 가장 심각한 부작용은 송과체 석회화입니다. 송과체는 뇌에 있는 아주 중요한 조직이기 때문에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아래와 같이 여러 가지 심각한 질병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뇌종양, 뇌경색, 뇌출혈
- 불면증
- 성조숙증
- 조현병
- 알츠하이머
- 편두통
위 질병 말고도 아래 소개된 인지 기능 저하 부작용도 송과체 석회화로 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송과체 석회화의 부작용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다른 글에서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인지 기능 저하
불소의 신경 독성에 관한 연구는 이미 오래 전에 밝혀졌습니다.
쥐를 대상으로 실시한 오래된 연구 ‘쥐에 대한 불화나트륨의 신경독성(Neurotoxicity of sodium fluoride in rats. Neurotoxicol Teratol. 1995)’은 식수 불소 농도에 따라 행동 패턴 장애가 증가하는 것을 밝힘으로써 불소가 인간의 운동 기능 저하, IQ 저하, 학습 장애와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이후 쥐를 대상으로 여러 건의 추가 연구가 진행되었고 2018년 연구 ‘어린 쥐 새끼의 단기 및 장기 기억, 뇌 항산화 상태 및 글루타메이트 대사에 대한 주산기 불소 노출의 영향(Effects of Perinatal Fluoride Exposure on Short- and Long-Term Memory, Brain Antioxidant Status, and Glutamate Metabolism of Young Rat Pups, Reprod Toxicol)’은 탯줄과 모유를 통해 저농도의 불소가 자손에게 전달되면 기억력과 학습 능력이 감소됨을 보여주었습니다.
2012년 불소 농도에 따른 어린이의 IQ 저하에 관한 하버드 환경 보건국 필립 그랜드진의 연구 ‘Developmental fluoride neurotoxicity: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Environ Health Perspect)’는 자연적으로 높은 불소 농도의 지하수를 가진 지역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7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불소가 많은 지역의 어린이는 불소가 적은 지역에 사는 어린이보다 IQ가 현저하게 낮은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대조군과 비교할 때 평균적으로 7 포인트나 차이가 난 것입니다.
이 연구는 수돗물 불소화 사업과 관련하여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켜 이를 반박하는 연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후 연구진들은 2019년에 연구를 업데이트하여 2012년 이후의 새로운 연구들을 추가로 분석하였습니다.
추가 연구는 14개의 최신 연구를 검토했고 불소가 신경 독성이 어린이의 초기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럽 환경보호청(EPA)에서 제시한 불소에 대한 최대 오염 농도 기준(MCLG)은 4mg/L 인데, 대부분의 연구는 이보다 낮은 농도의 불소 환경에서 연구를 진행했고 0.8mg/L의 불소 농도 환경에서도 인지 기능 저하를 확인하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식수의 안전한 불소 농도를 1.5mg/L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불소 농도 0.8mg/L로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진행하다가 2018년에 중단했습니다.
특히 생후 첫 6개월 동안 분유를 먹는 아기들은 물 속 불소 농도가 1mg/L 증가할 때 IQ가 8.8 포인트나 감소되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모유를 먹는 아기들은 이러한 IQ 손실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7세에서 13세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를 통해서도 물의 불소 농도가 1mg/L 증가할 때마다 IQ가 8.6 포인트 손실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여러 연구가 여아보다 남아에게서 불소에 따른 IQ 저하가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에서 소변의 불소 농도가 여아에게서 더 높은 것을 볼 때 남아보다 여아가 불소 배출에 유리한 조건에 있는 것 같습니다.
2023년 Medicina에 게재된 연구는 8건의 논문을 메타 분석하여 불소와 ADHD의 상관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이 중 3건의 연구는 불소와 ADHD 위험과의 연관성을 보고했고, 다른 3건의 연구는 부주의, 내면화 증상, 인지 문제와의 연관성을 보고했습니다.
검토한 연구 중에서 2019년에 실시된 한 연구는 어린이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불소 노출과 ADHD 증상 사이의 연관성이 강해짐을 보였습니다. 이는 청소년 시기에 노출된 불소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거나 성장 발달 초기에 노출된 불소가 유전자 발현을 방해하여 시간이 지나 서서히 그 영향이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실제로 2024년 게시된 ‘Epigenome-wide association study of fluoride exposure during early adolescence and DNA methylation among U.S. children’란 연구에서 그 기전은 불분명하지만 불소는 DNA 메틸화에 영향을 끼쳐 어린이의 유전자 발현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동맥 경화
동맥경화증은 혈관 내에 칼슘이 쌓여 혈관을 막아버리는 심각한 질병입니다.
칼슘이 쌓여있는 곳이라면 불소가 따라갑니다. 그리고 칼슘 침착을 가속화합니다.
불소가 치아에 칼슘을 효과적으로 침착시킨다면 동맥경화증 또한 실질적으로 악화시킬 것입니다.
이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한 것이라 관련 연구를 찾아볼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2013년 국제 위생 환경보건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Hygiene and Environmental Health)에 실린 중국의 연구는 풍토병 또는 식수를 통한 성인의 과도한 불소 노출과 경동맥 죽상 동맥경화증 유병률 사이에 상당한 상관 관계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2012년 핵의학 커뮤니케이션(Nuclear Medicine Communications)에 실린 미국의 연구도 관상 동맥에서의 심혈관 질환 병력과 불소의 흡수 사이에는 상당한 상관 관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심혈관 질환 환자의 관상 동맥이 불소를 흡수한 값은 심혈관 질환이 없는 환자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골절
불소가 치아를 튼튼하게 만든다면 뼈 역시 튼튼하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의사들은 불소로 골다공증 치료를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실험 결과 불소가 뼈의 밀도와 질량이 늘긴 하였지만 골절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뼈에 자리잡은 불화인회석은 원래 뼈를 구성하고 있던 수산화인회석과는 달리 너무 치밀하고 단단하게 뼈에 결합합니다. 그러면 뼈는 골밀도가 과하게 상승하여 유연하지 못한 상태가 됩니다.
이러한 증상을 골 불소증(skeletal fluorosis) 또는 골격불소중독증이라 합니다. 초기에는 뼈가 단단해지는 골경화증(osteosclerosis)이 진행되고, 심해지면 척추, 관절, 인대까지 손상을 입습니다. 유연하게 움직이지 못하고 뻣뻣한 몸이 되는 것입니다.
골절은 그 자체로 크게 심각한 사고는 아니지만 노인에게 있어서는 고관절 골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약 30%가 1년 이내 사망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024년 11월 유럽 공중 보건 저널(European Journal of Public Health)에 실린 연구는 28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했습니다.
해당 연구에서 뼈 골절의 위험은 뼈 부위나 성별에 관계없이 세계보건기구(WHO)의 불소 농도 표준(4mg/L)을 초과하는 불소 노출 수준이 뼈 골절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같은 학술지에 실린 연구도 16개 연구를 메타 분석하여 불소와 뼈 밀도 사이의 관계를 평가했습니다.
성별에 따라 다른 연관성이 나타나긴 했지만 불소 노출이 1mg/L 미만일 때 불소 노출과 뼈 밀도 증가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이 관찰되었습니다.
해당 연구는 골절 위험을 조사한 연구는 아니었습니다만, 낮은 불소 농도에 의해서도 뼈 밀도가 서서히 증가하여 결국 골절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였습니다.
갑상선, 신장, 간 기능 저하
갑상선의 정상적인 기능에는 아이오딘(Iodine, 요오드)이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아이오딘과 같은 할로겐 원소(할로젠. 반응성이 커서 화합물을 잘 만드는 원소) 중에는 반응성이 더 큰 불소(F), 염소(Cl), 브로민(Br)이 있습니다. 이 원소들은 갑성선에서 아이오딘의 자리를 뺏어버리고 갑상선의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2024년 환경 리서치(Environmental Research)에 실린 연구는 불소 노출과 갑상선 기능을 확인하고자 33개의 관련 연구를 메타 분석했습니다.
대부분의 연구는 아시아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주로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을 측정하였습니다. 그 결과 식수의 불소 농도가 약 2.5mg/L 이상일 때부터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분석한 연구 중에서는 불소 농도 1mg/L 이하에서도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 증가하기 시작하며 불소 농도 0.01mg/L에서도 연관성이 나타난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었습니다.
또한 불소는 미토콘드리아 팽창 및 붕해와 DNA-RNA 손상을 유도함으로써 갑상선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갑상선 외에도 간과 신장 역시 불소를 배출하느라 높은 농도의 불소에 노출될 수 있어서 위험합니다.
2019년 NHANES(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에 참여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저수준의 불소에 만성적으로 노출될 때의 간과 신장 기능을 분석하였습니다.
연구 대상이 된 수돗물의 불소 농도는 일반적으로 1mg/L 미만이었으며 수돗물 불소 농도가 높은 청소년은 일관적으로 혈중 요소질소(BUN)이 낮게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간의 단백질 대사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입니다.
만성적으로 저수준의 불소에 노출되는 것은 신장에도 악영향을 주었습니다. 신장에서 괴사를 포함한 세포자가포식(apoptosis)의 증가, 신장 효소의 활성 감소, 간질성 신염 및 신장 세뇨관 비대 및 증식 등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높은 불소 농도에서 간과 신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과거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지만 낮은 농도의 불소도 간과 신장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연구였습니다.
치아 불소증
치아 불소증(Dental Fluorosis)은 치아에 누런 반점이 생기고 치아가 약해져서 부러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병입니다. 치아도 물론 중요한 기관이지만 위 부작용들에 비하면 양반으로 느껴집니다.
급성 불소 중독
급성 불소 중독(acute fluoride poisoning)은 몸무게 1kg당 5mg 이상의 불소를 섭취했을 때 발생할 수 있으며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동반됩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생명에 지장이 있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급성 불소 중독으로 인한 반수 치사량(50% 확률로 사망할 수 있는 양)은 52mg/kg이므로 이것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양입니다. 불소 중독으로 사망하려면 치약을 한 10통 짜먹어야 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급성 불소 중독은 불소의 부작용이라기보다 불소로 인한 사고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음식이 아닌 것을 비상식적으로 많이 삼키면 뭐든 간에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불소 치약의 대안
지금까지 불소의 특성과 고농도 또는 저농도 불소 노출에 의한 부작용들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불소 치약은 쓰면 안 되는 것일까요?
다행히 치약에서 불소를 거의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수산화인회석(hydroxyapatite,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입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의 불소 독성 인정
2024년 8월 미국 연방 기관은 국립 독성물질관리프로그램(National Toxicology Program·NTP) 보고서를 통해 높은 수준의 불소 노출과 어린이의 IQ 저하 사이의 연관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저농도 불소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지만 이에 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은 아직도 정부에서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그동안은 불소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데에 바빴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불소의 독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입니다.
마치며
그동안 불소의 위험성은 치과의사, 정치인, 기업인들에 의해 과소평가되었고 수십년간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개인적으로 하나 의아한 것은 치과의사들의 태도입니다. 수많은 과학적 증거를 무시하고 수많은 연구의 신뢰성을 의심하며 불소의 진실을 모른 척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수십년 전 치의학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만 알고 있어서? 그동안 불소의 안전성을 강하게 주장해왔기에 이제 와서 도로 부정할 수 없어서? 적은 비용으로 적당한 의료 수가를 벌 수 있는 불소 도포 시술을 못 하게 될까봐? 불소 치약 사업에 지장이 생길까봐?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의사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기는커녕 의사라는 권위를 이용하여 국민의 알 권리, 건강에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사람은 치아가 아닙니다. 치아에 좋다고 사람에게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치아 건강과 인체 건강 사이에서 균형을 잘 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