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 치약 다들 쓰고 계실 겁니다. 평소에는 별 상관없이 잘 쓸 텐데 자녀 육아를 시작하면 한번쯤 고민을 해보셨을 겁니다.
‘불소가 안 좋다는데 양치하고 잘 뱉어내지도 못하는 아기에게 문제는 없을까?’
유튜브에 나온 치과의사들은 치약 두 통을 다 짜먹지 않는 이상 문제없다며 확신에 차서 이야기합니다. 또 젖니가 하나라도 나오는 순간 고불소 치약을 사용하라고 권합니다. 정말 그 말이 맞을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불소로 인한 송과체 석회화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송과체는 뇌 속의 내분비기관으로 솔방울샘, 송과선이라고도 불립니다.
송과체는 멜라토닌을 분비하여 신체 리듬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관이지만 뇌 장벽 바깥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칼슘과 같은 불필요한 물질이 걸러지지 못하고 축적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듦에 따라 송과체에는 칼슘 침전물이 점점 축적되어 송과체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아까 불소는 치아에서 칼슘과 쉽게 결합한다고 했습니다. 인체에 흡수된 불소의 99%가 뼈나 치아와 같이 칼슘이 풍부한 조직에 결합되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불소는 치아에서와 같이 송과체에서도 예외없이 칼슘 축적을 촉진합니다. 심지어 내구성이 더 높은 형태로 송과체와 단단하게 결합합니다.
이렇게 불소가 송과체에 칼슘 축적을 촉진하면 송과체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그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송과체 석회화로 인한 주요 부작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뇌종양, 뇌경색, 뇌출혈
- 불면증
- 성조숙증
- 조현병
- 알츠하이머
- 편두통
뇌종양, 뇌경색, 뇌출혈
2016년 아시아태평양 임상종양학 학술지(Asian Pacific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실린 한 연구는 2008~2012년 동안 뇌 CT 촬영을 경험한 15세 환자 181명 가량을 조사한 결과, 1차 뇌종양을 가진 51명의 환자 중에서 12명의 환자에게서 송과체 석회화를 발견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송과체 석회화는 1차 뇌 종양의 2.82배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나타났습니다.
2014년 미국의 전국뇌졸중협회(National Stroke Association)에서 발표한 연구는 2011년 15세 이하 환자 1614명의 뇌 CT 스캔 결과를 분석했습니다. 620명의 환자에게서 증상성 뇌경색이 확인되었으며 1,081명의 환자에게서 송과체 석회화가 발견되었습니다. 나이, 고혈압, 당뇨병 등 다른 변수들의 영향을 통제하고 이를 분석했을 때 송과체 석회화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경색에 걸릴 확률이 1.35배 높다고 나타났습니다. 연구는 송과체 석회화는 뇌경색의 잠재적인 기여 요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2014년 임상 신경학과 신경외과(Clinical neurology and neurosurgery) 학술지의 한 연구는 1071개의 뇌 CT 스캔을 살펴보았습니다. 뇌출혈과 송과체 석회화는 각각 77명(7.2%)와 689명(64.3%)에서 발견되었고 이를 분석할 때 송과체 석회화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출혈이 발생할 확률이 약 2.36배 높다고 밝혔습니다. 연구는 송과체 석회화가 증상성 뇌출혈과 연관이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불면증
송과체는 대표적인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하므로 송과체 석회화로 인해 그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멜라토닌의 분비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 당연히 수면의 양과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2019년 환경 보건(Environmental health) 학술지의 한 연구가 평균 연령 17세 47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수돗물 속 불소 농도가 증가할 경우 수면무호흡증 증상을 보일 확률이 약 1.97배 증가했고 취침 시간이 평균 24분 늦어졌으며 기상 시간도 평균 26분 늦어지는 경향을 발견했습니다.
그밖에 남성의 경우에 코골이를 보고할 확률이 38% 감소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코골이 감소는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중증 수면무호흡증은 코골이를 감소시키기도 하므로 불소 농도에 따른 다른 부정적인 결과에 비추어보면 코골이 감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는 어렵습니다. 코골이 감소가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 따지는 것보다 불소가 전반적인 수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불면증은 피로감과 같이 가벼운 부작용부터 알츠하이머 등 심각한 부작용까지 인체 전반에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절대 가볍게 보아선 안 되는 증상입니다.
성조숙증
멜라토닌은 수면 주기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2차 성징을 억제하는 역할도 합니다. 따라서 송과체 석회화로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하면 어린이의 2차 성징이 앞당겨진다는 것은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2019년 환경 보건(Environmental health) 학술지에 실린 연구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소년의 경우 소변에서 검출된 불소 농도가 1-IQR(사분위수 범위)만큼 증가하면(즉 하위 25%에서 상위 25%로 증가하면) 음모 성장과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소녀의 경우에는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조현병
2019년 정신신경내분비학(Psychoneuroendocrinology) 학술지에 실린 연구는 송과체와 조현병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29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조현병 환자는 건강한 대조군에 비하여 송과체 부피가 작았고 석회화는 더 많이 퍼져 있었으며 그에 따라 멜라토닌 수치가 낮았습니다. 이러한 송과체의 해부학적 및 기능적 이상은 질병의 지속 기간과 치료와는 관계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송과체의 이상이 조현병의 주요 특성이거나 유전적인 요인일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합니다.
알츠하이머
2019년 분자 신경퇴화(Molecular Neurodegeneration)에 실린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과의 리뷰논문은 다음을 강조합니다. 첫째, 송과체의 부피 감소와 석회화는 멜라토닌을 감소시켜 면역체계와 송과체의 의사소통을 방해합니다. 둘째, 멜라토닌 감소는 수면 장애를 불러와 인지 기능 저하, 베타 아밀로이드의 축적, 염증 악화 등의 기전으로 알츠하이머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셋째, 송과체 기능 장애는 해마 신경 생성 및 시상 하부의 신경 생성을 감소시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변화는 알츠하이머의 기억 상실과 관련이 있습니다.
편두통
2015년 의학 및 약리학에 대한 유럽 리뷰(European Review for Medical and Pharmacological Sciences)에 게재된 터키의 연구는 편두통으로 진단된 환자의 컴퓨터 CT 스캔 이미지를 평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편두통이 있는 그룹은 80.6%, 편두통이 없는 대조군 그룹은 55%에서 송과체 석회화를 보이고 있었고 이를 통해 송과체 석회화가 편두통과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멜라토닌은 편두통의 강도와 지속시간을 감소시켜 편두통 약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송과체 석회화가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연구 결과는 쉽게 이해 가능합니다.
송과체 석회화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
지금까지 불소로 인한 송과체 석회화로 인한 부작용을 알아보았습니다.
송과체 석회화를 예방하기 위하여 모든 불소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불소는 중금속, 환경호르몬, 미세플라스틱과 같이 음식 또는 주변 환경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불소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줄일 수는 있습니다.
불소가 없는 식단, 무불소 치약, 등이 그 예입니다.
그렇게 줄이려는 노력만으로도 송과체 석회화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2020년 생물학적 미량 원소 연구(Biological Trace Element Research)에 실린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초기에 쥐들은 1.2mg/L 농도의 불소가 포함된 식수를 섭취하였고 그 후 4주 또는 8주 동안 불소가 없는 식단을 섭취하였습니다.
그 결과 4주만에 쥐들의 송과체 지지세포가 96% 증가하였으며 8주만에 송과체 세포 수가 73%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불소가 적은 식단을 선택하기만 해도 송과체를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불소를 줄이려는 노력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실천할 수 있습니다.
- 불소 없는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 치약 사용하기
- 불소 치약 적게 사용하기
- 생수 구입 대신 정수기 사용하기
- 녹차 대신 백차 마시기
불소 없는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 치약 사용하기
요즘에는 1000ppm 이상의 불소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1500ppm 이상의 고불소 치약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강조했듯 불소 치약에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치과의사들은 1000ppm 이상의 고불소 치약이 아니면 충치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Hydroxyapatite, Ca10(PO4)6(OH)2)라는 거의 완벽한 대체제가 있습니다.
하이트록시아파타이트는 수산화인회석으로, 치아의 구성성분입니다. 이것을 치아에 도포하거나 치약으로 사용하면 불소만큼의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2015년 SCI 연구 저널인 Journal Of Clinical Pediatric Dentistry에 실린 한 비교 연구는 세 가지 다른 치약의 효과를 비교했습니다.
비교 대상은 불소 치약,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 치약, CPP-ACP(칼슘과 인이 풍부한 우유 추출 단백질) 치약이었습니다.
실험 결과 불소와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는 대조군보다 치아 표면을 유의미하게 더 회복시켰고, 두 성분의 효과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한편 CPP-ACP는 불소의 대안으로 사용될 수 없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불소 치약 적게 사용하기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불소 치약을 적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는 농도인 1000ppm 불소 치약을 사용하되 가능한 한 적게 짜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불소는 치아 표면에 남아 있을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에 TV 광고에서 보듯이 칫솔 표면을 모두 덮을 만큼 치약을 짜지 않아도 됩니다. 어린이가 완두콩 크기만큼 치약을 사용하듯 성인도 그 정도만 사용해도 충분합니다.
생수 구입 대신 정수기 사용하기
2018년 대한구강보건학회지의 연구는 국내에서 시판되는 27곳의 생수 불소 농도를 조사했습니다.
평균불소농도는 0.364ppm이었고 최저값은 0.040ppm, 최고값은 1.172ppm 이었습니다.
0.1ppm 미만의 불소농도를 무불소라고 간주할 때 6곳(제주시 조천읍, 충북 청주 미원면,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경기 연천 백학면, 충북 청주 가덕면, 경남 산청 시천면)의 생수가 무불소 생수였습니다.
이와 같이 생수에도 극미량이지만 불소가 들어있습니다. 적은 양의 불소도 피하고자 한다면 생수 대신 정수기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녹차 대신 백차 마시기
불소가 많은 음식 중에는 녹차가 있습니다. 녹차는 흡수한 불소를 대부분 잎에 저장하고 오래된 잎일수록 많은 양의 불소를 저장합니다.
그렇다면 녹차를 마실 때 차나무의 어린 새순을 이용해 만든 백차를 선택하는 것이 불소를 피하는 데에 유리하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녹차 새순의 불소농도는 100~430mg/kg, 오래된 찻잎의 불소 함량은 530~2350mg/kg으로 그 차이가 큰 편입니다.
건강 음료인 녹차를 마시지 않는 것은 득보다 실이 커보이므로 녹차를 마실 땐 백차를 고려해 봅시다.
마치며
지금까지 송과체 석회화의 부작용과 불소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송과체 석회화의 부작용은 생각보다 많은데 불소를 줄이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모두 간단한 방법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