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학회, 정크푸드 옹호 발언으로 로비 정황 드러나

최근 미국에서 미국심장학회가 정크푸드를 제한하는 법에 반대하여 보건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미국심장학회의 권고에 따랐던 전세계 보건 당국과 의사들은 그동안 속고만 있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해당 사건을 자세히 알아봅시다.

미국심장학회의 정크푸드 옹호 사건 개요

2025년 3월 11일, 텍사스주 상원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장면이 미국 보건계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수십 년간 설탕 음료와 가공식품의 위험성을 경고해온 미국심장학회(AHA)가 SNAP(저소득층 식품 지원 프로그램) 사업에서 푸드스탬프 수혜자들이 정크푸드를 구매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입니다. 반대하는 이유 또한 얼토당토 안 한 것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단순한 정책적 견해 차이가 아닌 정크푸드 업계 로비의 정황으로 보고 심각하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심장학회의 정크푸드 법안에 대한 입장 발언

텍사스주 오스틴의 주의회 건물에서 열린 보건·인적서비스위원회 공개 청문회에서 미국심장학회(AHA) 이사 알렉 푸엔테(Alec Puente)는 정크푸드 제한 법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청문회 영상은 아래 링크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텍사스주 관련 청문회 영상 보기

텍사스주 청문회에서 AHA의 발언 전문 번역본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AHA 이사 Alec Pinte

안녕하세요, 콜크호스트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회 위원 여러분. 제 이름은 알렉 핀테이며, 저는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의 정부 관계 담당 이사입니다. 오늘 저는 상원 법안 379호(Senate Bill 379)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미국심장협회 역시 텍사스 주민들의 건강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공유하며, 영양과 건강 간의 연관성에 주목해 주신 이 위원회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텍사스 주민들의 식단을 개선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공통의 목표입니다. 하지만 심장협회는 이 법안이 참여율과 대중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식량 불안(food insecurity)은 열악한 식단, 만성 질환, 그리고 생애 전반에 걸친 건강 문제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연구에 따르면, 혜택을 제한하기보다는 SNAP(저소득층 식품 지원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과일과 채소에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식단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며, 과일, 채소, 통곡물, 저지방 유제품의 구매 증가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한 최근 연구에서는 월 30달러의 SNAP 혜택 인상이 참여자들의 영양가 있는 음식 섭취 증가, 식량 불안 감소, 패스트푸드 섭취 감소로 이어진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SNAP을 통해 지출된 1달러당 80센트가 이미 육류, 과일, 채소, 유제품, 곡류 같은 건강한 음식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USDA(미국 농무부) 조사에 따르면, SNAP 수혜 가정과 비수혜 가정 간의 식비 지출 패턴은 거의 동일했습니다. 비만을 줄이기 위한 정책은 SNAP 참여자를 따로 지적하기보다는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SNAP이 기본적으로 보충적인 성격의 지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건강한 과일과 채소는 손이 닿지 않는 식품이며, 이 문제는 혜택의 충분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이러한 방향으로 몇 가지 조치가 취해졌으며,
SNAP 인센티브 프로그램인 더블 업 푸드 벅스(Double Up Food Bucks)에 지속적으로 자금과 예산을 확보해 주신 콜크호스트 위원장님과 페리 부위원장님께 특별히 감사를 드립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텍사스 주민들이 SNAP으로 더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식단 개선과 지역 식품 경제 활성화에도 입증된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텍사스 주민들의 식단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영양 기준에 따른 제한을 부과하는 것은 SNAP의 주요 기능인 ‘배고픔 해소’를 방해할 뿐이며, 만성질환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거나, 식품을 더 저렴하고 접근 가능하게 만드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AHA의 청문회 발언 요약

AHA의 청문회 발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참여율과 건강에 부정적 영향
  • 제한보다는 인센티브 방식이 더 효과적
  • 80%의 지출은 건강식품에 사용되고 있음
  • 비만정책은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해야 함
  • SNAP의 목표인 ‘배고픔 해소’를 방해함
  • 만성질환 근본 원인 해결과 과일·채소 접근성에 도움 안 됨

AHA가 식품 제한을 반대하는 근거의 논리적 허술함

반대 근거반론 또는 논리적 허점
1. 참여율과 건강에 부정적 영향참여율이 줄어들 이유가 없으며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전혀 없음
2. 제한보다는 인센티브 방식이 더 효과적제한 방식이 더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인센티브 방식을 병행한다면 훨씬 더 효과적임.
3. 80%의 지출은 건강식품에 사용되고 있음20%의 정크푸드 소비로도 충분히 문제가 됨. 식품을 정크푸드와 건강식품으로 양분할 수도 없기 때문에 실제 건강식품 소비는 80%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추정됨.
4. 비만정책은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해야 함취약 계층일수록 비만률과 질병률이 높기 때문에 선제적 개입이 필요함. 실제로 SNAP 수혜자들이 일반 가정보다 설탕 음료를 더 많이 소비함.
5. SNAP의 목표인 ‘배고픔 해소’를 방해함정크푸드를 제한하면 그만큼 식품을 못 먹는 것이 아니라 대신 더 건강한 음식을 먹게 됨. 배고픔 해소를 방해하지 않으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음.
6. 만성질환의 근본 원인 해결과 과일·채소 접근성에 도움 안 됨정크푸드 섭취는 만성질환의 근본 원인 중 하나가 분명함. 과일·채소의 비싼 가격에 대한 언급은 식품지원 정책과 상관없는 논점 이탈.
AHA의 반대 근거와 이에 대한 반론을 정리한 표

AHA가 나름대로 SNAP에서 식품 제한을 반대하는 근거를 준비해왔지만 그 근거 하나하나가 모두 허술하고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쉽게 말해 말도 안 되는 것뿐입니다.

SNAP에서 정크푸드 구입을 제한하는 것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거나, 만성질환 근본 원인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미국심장학회가 직접 주장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미국심장학회와 정크푸드 업체의 상생관계

AHA의 입장이 누구에게 가장 유리한지 살펴보면 답이 명확해집니다. 코카콜라, 펩시코, 크래프트하인즈 등 대형 식품 기업들은 SNAP을 통해 연간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AHA가 일반 시민들에게는 “설탕 음료 한 캔도 심장에 해롭다”고 경고해왔는데, 정작 정부 정책으로 이를 제한하려 하자 반대에 나선 것은 정크푸드 업계의 로비와 자금 지원이 아니고선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American Heart Association certified mark on junk food
각종 정크푸드에 붙은 AHA 인증마크

AHA는 이미 각종 정크푸드 회사로부터 인증마크를 붙여주는 대가로 천문학적인 자금을 후원받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미국은 학교 급식으로 각종 가공식품, 정크푸드를 제공하면서도 그것이 건강한 식단이라고 홍보하곤 합니다.

AHA가 SNAP 식품제한에 반대한 것은 단지 SNAP에서 정크푸드가 사라지는 것을 우려해서가 아닐 겁니다. 이렇게 정크푸드 퇴출 움직임이 한번 시작되면 학교 급시과 같은 각종 정부 사업에서 정크푸드 퇴출이 확산될 것이고 AHA는 그것을 걱정하는 것일 겁니다. 정크푸드 업체가 아닌 AHA가 그것을 걱정한다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과거 1960년대에도 AHA는 하버드 연구진과 함께 심장병의 원인이 설탕이 아니라 지방이라고 거짓 주장하는 연구를 지원했다가 들통난 적이 있습니다.

청문회 이후 급작스러운 번복과 변명

청문회 이후 여론의 강력한 반발이 일어나자 AHA는 며칠 후 “오해였다”며 철회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공식 청문회에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한 후에 “오해였다”고 둘러대는 것은 오히려 학회에 대한 신뢰성을 더욱 떨어뜨렸습니다. 이는 계획된 로비 활동이 예상보다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자 급히 수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결론

이로써 미국심장학회는 그동안 미국 국민을 위한 건강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때 과학적 근거와 국민 건강을 위한 방향에 기반하기보다 특정 이익집단을 위하여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왔음이 노골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심장학회의 권고는 전세계 보건 당국과 의사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쳐왔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그런데 미국심장학회의 권고는 실제 과학적 연구 데이터와 동떨어질 때가 많았습니다. 그동안은 이것이 AHA를 지원하는 가공식품 업체와의 유착 때문이 아닌가 정황상 의심만 하고 있었으나 이번의 청문회 사건으로 거의 기정사실화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미국심장학회의 권고를 ‘과학적 사실’인 양 받아들이는 정부기관과 의사들이 많습니다. 그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지금도 잘못된 상식과 방법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씁쓸하게도 개인은 정부 기관, 의사, 언론 어떠한 권위에도 휘둘리지 않고 과학적 연구 결과만을 근거로 무엇이 합당한지 판단하는 능력을 키워야만 올바른 방법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겠습니다.


위 배너는 쿠팡파트너스 제휴 링크입니다.